고독한 사내
청원닷컴 / 청원닷컴 편집인
기사 입력 : 2020.02.07 08:12
/ 최종 수정 : 02.07 08:12
고독한 사내
삐삐삐삐
비밀번호를 누른다
문이 열리지 않는다
다시 눌러 주십시오
익숙했던 일상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자석에 붙은 듯
시간의 모서리에 섰다
군중 속 만나고 헤어지는 악수는
기억을 더듬어내는 비밀번호이다
서류 가방을 든 사내가
번호를 누른다
현관 앞 먼저 달아난 바람이
고독을 쪼개어
문틈으로 밀어넣고 있었다
사내는 혼자서
툴툴거리는 술잔을 기울이며
명함을 건넨다
김미라(시인)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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