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1
청원닷컴 / 청원닷컴 편집인
기사 입력 : 2021.05.03 20:44
/ 최종 수정 : 05.03 20:44
남한산성 1
시 : 김미라
낭독 : 임성수
땅은 울지 않았다
지게꾼의 거친 숨소리만큼
움푹움푹 골이 패였다
흐느끼는 소나무의
허리를 휘감으며
비바람이 지나갔다
젊은이들은
떨어진 솔방울을 주우며
흙을 털어냈다
불을 피우고 양식을 얻기 위해
세 번의 고비를 넘어야 한다
생과 사는 늘 불편한 존재로
나무를 흔들며 사람들을 갈라놓지만
쓰러져도 견뎌내야 한다
새들의 눈물로 젖어버린
이 땅에서
우리는 살아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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