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낙태 금지국, 그곳 여성들의 낙태 실상은? (중)
그럼 몰타 여성들은 어떤 방식으로 낙태를 하고 있을까요? 코로나 이전에는 해외여행을 통한 낙태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코로나가 유행하기 전에는 해마다 300-400여명의 여성들이 낙태를 위해 해외여행을 했던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여행지는 주로 영국이지만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등도 주요 대상국에 속합니다.
몰타의 인구가 50만명이 채 안되는 정도임을 감안하면 몰타 여성들의 낙태비율은 유럽 다른 국가들의 평균치와 비슷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엄격한 법률이 낙태를 줄이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죠. 낙태와 관련, 몰타의 법률은 속지주의를 택하고 있습니다. 즉, 몰타 국가 내에서 발생하는 낙태에 한해서 처벌을 하는 것입니다. 몰타의 여성이 외국에서 낙태를 하는 경우에는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코로나가 퍼지기 시작하면서 해외여행 방식의 낙태는 사실상 어려워졌습니다. 각국이 국경봉쇄를 시작하면서 몰타의 여성들은 다른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낙태 알약을 구입하는 것입니다. 알약을 통한 낙태는 이전에는 몰타 여성들이 별로 선호하지 않았던 방식입니다. 여성 자신의 건강상 문제를 야기하는데다가 소유시 처벌을 받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제 사정은 달라졌습니다. 코로나 봉쇄가 서서히 풀리고는 있지만 또 다른 문제를 안게 된 것이죠. 유럽의 물가가 치솟기 시작하면서 해외원정에 따른 부담비용이 만만치 않은 것이죠. 반면 인터넷을 통해 알약을 구매하는 일은 쉽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인터넷으로 물품을 구매하는 일이 몰타인들에게도 일상사가 되었으니까요.
문제가 있기는 합니다. 코로나 이후 유럽은 배송 시스템이 이전만큼 원활하지 않습니다. 낙태 알약의 배송에 9주까지 걸리는 것으로 몰타 여성들은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 기간동안 여성으로서는 매우 불안한 상태가 계속될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 5년간 실제로 낙태로 인한 형사사건에 여성이 입건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남녀 형사사건에 입건된 사례도 파악된 바가 없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일각에서는 낙태 알약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진단하고 있습니다.
신속한 알약 구매를 지원하는 단체도 생겨났습니다. ‘Women On Web’과 ‘Women Help Women’이라는 단체가 그렇습니다. 이들 단체는 몰타 여성들의 알약 구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알약을 구입하는 여성 상당수가 이들 두 단체의 도움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해외 여행을 통한 낙태를 지원하기 위한 단체도 있습니다. 낙태 지원 네트워크(Abortion Support Network, ASN)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 단체는 낙태를 위해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여성들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비용이 부족한 여성에게는 낙태비용, 그리고 한 걸음 더 아나가 여행경비까지 일부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단체는 2019년에 문을 열었습니다. 첫 해 이용을 신청한 몰타 여성은 75명이었습니다. 2020년에는 110명으로 증가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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