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코로나 백신, 경계할 것은 언론
쏟아지는 코로나 백신, 경계할 것은 언론
독감백신때와 같은 보도행태 반복가능성 높아
질병관리청의 판단 믿고 기다려야
백신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불과 일주일 남짓 기간 동안 적어도 세가지 백신이 언론에 등장했다. 미국의 화이자(Pfizer), 러시아의 스푸트닉(sputnik)에 이어 또 다시 미국의 모더나(Moderna)가 새 백신을 발표했다. 발표가 이어질 때마다 예방효과 수치도 따라 올라가는 형국이다. 화이자가 90%를 언급하자 스푸트닉은 92%를 주장했고, 모더다는 94%를 발표했다. 일견 완벽한 예방효과처럼 보인다.
옥스퍼드 대학과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가 공동 개발하고 있는 또 다른 백신도 사실상 완료 단계에 이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개발자측에서 공식적인 발표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그런가 하면 중국은 이미 자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백신접종을 실행 단계에 옮긴 상태다.
백신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앞선다. 무엇보다도 부작용에 관한 우려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이들 백신은 모두 단축된 임상기간을 거쳤다. 어찌 보면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당연한 측면이 있다.
정상적이라면 제품개발에 따른 효과의 발표는 언론이 아닌 저널을 통해 먼저 이루어지는 것이 순서다. 이번 백신들은 저널에 앞서 언론에 먼저 발표됐다. 전문 과학자들의 검증을 거치기 전에 효능이 먼저 발표된 셈이다.
제약회사들이 서둘러 개발완료를 발표하는 이면에는 자사의 주가와 무관하지 않다는 의혹에도 일견 합리성이 있다. 실제로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 최고경영자(CEO)는 백신 발표 당일 주가급등을 업고 560만달러 어치를 주식을 처분했다. 자신이 보유 중이던 21만여주에서 60% 이상인 13만여주를 팔아치운 것.
그럼에도 여러 회사들의 백신개발은 긍정적인 측면이 훨씬 더 강하다. 스페인의 백신협회장인 아모스 가르시아 로하스(Amós García Rojas)씨는 17일 스페인의 유력지 엘 파이스(EL PAÍS)와의 인터뷰에서 이들 발표된 세가지 제품 중 어느 것도 실제 접종단계에 이르지 못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자신의 견해를 내놓았다.
기간이 단축되기는 했지만 3상 실험단계를 거친 만큼 부작용으로 인한 탈락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일부 부작용의 가능성은 있지만, 심각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제품 생산이 시작되면서 안정성이 점차 보완될 가능성도 있다.
한 때 우리나라의 독감백신이 유통과정에서 문제를 일으킴으로써, 화이자 제품의 유통과정에 대한 우려도 자연스럽게 돌출했다. 수입과정에서 영하 70도 이하의 초저온 냉동보관을 제대로 유지할 수 있겠냐는 당연한 우려지만, 모더나 백신은 일반 가정용이나 의료용 냉장보관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걱정을 덜어주고 있다.
백신에 대한 우려와 기대는 병존하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코로나를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백신 외에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엄연한 사실이다. 특히 하루가 멀다하고 기록적인 감염자수와 사망자 수를 기록하는 미국과 유럽의 경우, 백신 부작용과 효과 사이를 저울질할 형편조차 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이들 국가는 하루가 급한 상황이다. 로하스 회장은 “고통과 경제위기를 감내하기보다는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백신의 부작용을 감내하는 것이 옳다”는 입장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모범적인 방역의 잇점을 다시 한 번 누릴 가능성이 크다. 방역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각국의 백신투여 상황을 모니터링할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 각종 백신의 효과와 부작용 사이를 최대한 관찰한 후 최선의 것을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적지 않은 잇점이다. 이미 질병관리청은 이같은 방침에 대해 언급한 바가 있다.
문제는 언론이다. 독감백신에서 보여왔던 언론들의 행태가 또다시 반복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백신 도입 계약을 늦추면 무능한 정부라 비판하고, 계약을 먼저 마치면 안정성 입증을 확인하지 안했다고 비판할 개연성이 크다.
모든 백신이 그렇듯이 코로나 백신도 접종 후 발진, 발열, 두통, 어지럼증의 부작용의 가능성이 있다. 일부 언론에서 이를 침소봉대할 가능성도 상당하다. 혹여 접종 후 사망자가 발생하면 이를 백신 부장용과 연결코자 하는 끈질긴 보도가 계속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소위 전문가를 자처하는 그룹들의 무책임한 발언이 쏟아져 나올 수도 있다.
항상 그렇듯이, 백신의 도입과 접종은 코로나와의 싸움이 아니라 언론과의 싸움이 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의 판단을 믿고 언론의 의도적 보도를 걸러내는 지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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