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낙태 금지국, 그곳 여성들의 낙태 실상은? (상)
지난 6월 24일(현지시간) 미 대법원이 '임신 15주' 이후 낙태를 전면 금지하는 미시시피 주(州)법의 위헌법률 심판에서 6 대 3 의견으로 합헌 판결을 한 바가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에서 낙태 찬반논쟁이 가열되고 있는데요, 이와는 별개로 지구상에서 가장 엄격한 낙태금지국가가 있습니다. 그 국가는 어디일까요? 그리고 그 곳의 여성들은 원치않은 임신에 어떻게 대응을 하고 있을까요?
‘유럽의 휴양지’라고도 일컬어지는 섬나라 몰타입니다. 유럽의 매체들은 몰타가 유럽에서 가장 엄격한 낙태금지국이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사실상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낙태금지 국가라 불릴만 합니다.
낙태와 관련, 몰타의 법 조문은 “음식, 술, 약품, 폭력 등 여하한 방법으로라도 여성을 유산에 이르게 할 경우, 이 방법에 대해 여성의 승낙이 있었는지의 여부를 불문하고, 징역 18개월에서 3년에 처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여성 자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유산에 이르게 될 경우 같은 형벌에 처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몰타에서 낙태를 할 수 있는 경우는 오직 하나, 태아의 숨이 완전히 멈추었을 때 뿐입니다. 태아의 생존가능성이 전혀 없더라도, 태아가 아직 생존하고 있다면, 낙태를 할 수 없습니다. 또 다른 경우는 자궁외 임신을 하게 되는 경우 낙태가 허용되기도 합니다. 간접유산 방식이 되는 경우에 한해서입니다. 더 이상의 예외는 없습니다. 낙태를 하게 되면 여성 자신은 물론, 시술을 담당한 의사 역시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집니다.
지난 6월 휴가차 남편과 함께 몰타로 여행을 왔던 미국 여성 앤드리아(Andrea)는 현지에서 태아가 자궁에서 분리되는 증상을 맞이하게 됩니다. 탯줄 세포막이 완전히 파열된데다가 탯줄의 자궁경관을 통한 출혈이 있어 산모에게도 감염위험성이 높은 상태였습니다.
태아의 생존은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감염을 막는 시술은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법적으로는 불가능합니다. 태아가 자연배출 되든지 패혈증이 발생하는 경우에 한해서만 의사의 개입이 가능합니다. 시술을 하기 위해서는 태아의 숨이 완전히 멈출때까지 기다려야만 하는 기막힌 상황이 발생한 셈이죠.
몰타에서의 시술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여성이 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다른 유럽국가로 의료후송을 가는 것 뿐입니다. 앤드리아의 경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 여행 전에 의료후송과 관련한 보험을 들어 둔 상태였습니다. 몰타에서는 대개 영국으로 의료후송지를 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앤드리아 부부의 경우도 당초 영국으로 의료후송을 갈 것이라 예상됐습니다. 하지만 지난 6월 23일 스페인으로의 의료후송을 결정했습니다. 낙태를 허용하는 스페인의 마요르카섬을 택한 것이죠. 스페인에서는 임신 14주차까지 낙태가 가능합니다. 산모의 생명이 위험할 경우 22주차까지도 허용됩니다.
앤드리아의 경우는 미국인이기 때문에 의료후송이 비교적 무난했습니다만, 사실상 몰타 여성들에게는 이 또한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경제적 여건 때문에 그렇기도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코로사19로 인해 국경을 넘어 이동하는 일 자체가 힘들어졌으니까요.
앤드리아의 사례처럼, 낙태불허로 인해 산모가 위험에 빠지는 사례는 해마다 2, 3건씩 있었던 것으로 보고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앤드리아가 자신이 처한 상황을 SNS를 통해 알리기 시작하자, 비슷한 처지에 있었음을 알리는 몰타 여성들의 커밍아웃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들 여성은 이같은 사례들이 산모의 신체적 건강 뿐만 아니라, 본인과 가족들에게 정신적 트라우마를 줘왔다고 주장합니다.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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