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뉴델리, 일주일 이상 대규모 농민 시위
| 인도 뉴델리, 일주일 이상 대규모 농민 시위 |
인도 수도인 뉴델리에서 농민들의 대규모 시위가 일주일 이상 지속되고 있다. 인도 농민들은 지난 9월 통과된 농업 개혁법안의 전면철폐를 주장하고 있고, 인도 정부는 이를 강경진압으로 맞서고 있어 사태는 점차 악화되고 있다. 시위에 대한 소문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여기에 도시민들까지 대규모로 합세하는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최저가격 수매제도 철폐에 농민들 불만 폭발
시위의 가장 중요한 이슈는 최저가격 수매제도이다. 농업인구가 60%에 달하는 인도의 경우 그동안 수확물에 대해서는 정부가 최저가격 이상으로 수매를 보장해왔다. 이번 개혁법안에서는 이를 철폐했다. 농민들은 이 법안의 폐지가 기업들로 하여금 농산물 가격을 낮추도록 유인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인도 뉴델리의 농민 시위현장
여기에 정부 관리의 도매시장과 농업인 사이를 중재해오던 이른바 중재인을 없애도록 한 것도 농민들의 커다란 반발을 사고 있다. 정부는 시장에서의 직거래가 농업인들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농민들의 입장은 크게 다르다. 그동안 이들 중재인들은 농민들에게 농사에 필요한 자금 및 가계 긴급자금 등을 신용으로 공급해오는 역할을 했는데, 이를 정부가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평소 농민들에 대한 정부의 태도 또한 농민들의 불만을 폭발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농산물 가격책정이나, 대출금에 대한 상환면제, 건기에 대비하기 위한 관개수로의 문제등과 관련, 정부가 농민들의 견해를 철저히 무시해왔다는 것이 농민들의 주장이다.
이번 농민들의 시위는 참여자들이 전국에서 수도 뉴델리로 몰려드는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인도 최대 농업지역인 인도 북부의 펀잡(Punjab)과 하르야나(Haryana) 지역의 농민들이 뉴델리에 대거 집결하면서 며칠 째 시위현장을 떠나지 않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 농민들은 노숙을 하거나 자신들이 가져온 트레일러 혹은 트랙터 등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어 사실상 코로나 확산에 대해서도 무방비인 상태다.
인도정부는 강경대응, 회유, 비난
이같은 농민들의 시위에 대해 정부측은 최루탄과 물대포 등으로 강경대응하고 있어, 사태가 크게 악화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인도 정부는 농민들에게 “사실을 잘못 알고 있다”거나 지금의 시위가 “반국가적인 행태”라고 회유내지는 비난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농민들은 정부의 이같은 이중적 대응에 분노하고 있어, 당분간 원만한 대화는 어려울 전망이다.
인도 정부는 이번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하고 있다.
농민들은 이번 법안이 자신들의 땅을 빼앗아 대기업들에게 주기 위해 설계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시위에서는 킬라흐 파테히(Qilah Fatehi)라는 슬로건이 쏟아져 나왔는데 이는 우르드어로 “도시를 봉쇄하자”는 뜻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농민들의 시위가 점차 조직화되고 전투적인 양상까지 보임에 따라 지난 해 5월부터 집권 2기를 맞고 있는 모디 정부가 최대 위기에 빠져들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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